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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코너] 항룡(亢龍)이 되기 전에 자기성찰부터

항룡(亢龍)이 되기 전에 자기성찰부터

 

2022년 3월 9일로 예정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4개월여 남았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일컬어지는 자유 민주 선거이지만 대선 후보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씁쓸한 것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듯이 정책토론은 뒷전으로 밀리고 네거티브 공방으로 민주적 선거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와서 4번의 대통령선거를 치렀고 이제 5번째 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역대 대통령 중 어떤 대통령도 대한민국이 제대로 21세기를 열지 못했다고 국민들은 느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한국갤럽 10월 셋째 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 대선후보 5인 각각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후보 32%,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31%, 윤석열 전 검찰총장 28%, 심상정 정의당 후보 2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19% 순이었다. 비호감도는 안 대표 72%, 윤 전 총장과 심 후보가 각 62%, 이 후보 60%, 홍 의원 59%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후보의 비호감도-호감도 차이가 두 배 안팎으로 벌어졌고 안 대표의 경우 비호감도가 네 배 가까이 높았다.

 

광복 후 지난 70여년의 우리 역사는 정통성 획득과 국정 리더십의 부재가 늘 문제였다. 남북 분단과 이념의 대립, 6·25전쟁으로 인한 동족상잔, 빈곤 극복을 위한 경제개발, 쿠데타와 민주화과정을 겪으면서 야기된 혼란, 그리고 첨단 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국제경쟁에의 대응 등 쉴 새 없는 역동의 시대를 지나왔다. 이는 독재의 구실과 온상이 되었고, 저질 사이비 정치인들의 범람으로 정치는 더욱 멍들어 왔다. 권력의 소재를 국민에게 둔 진실하고 애국적인 정치인을 우리는 거의 보지 못했다. 모든 권력은 당연히 국민의 안녕과 수호, 국가의 이익과 복지를 위해서 정당하게 행사되어야 하는 기본적 명제를 이들이 저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성 정치인의 가장 치명적인 과오다.

 

내년 3월9일은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날이다. 이번만은 21세기 선진국가의 비전을 이루고, 국민을 통합시킬 능력과 품격을 지닌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라는 미명 아래 탄생한 김대중 정권과 ‘참여정부’를 부르짖으며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각각 ‘햇볕정책’과 ‘평화번영정책’을 표방하면서 남북관계 개선, 평화론, 변화와 개혁 등을 내놓았지만 출범 당시의 의욕과는 달리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실정을 계속했다. 심지어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되기도 했다.

 

이들은 명분론에 집착하고 편중하여 국민의 지지를 얻어내려고 했지만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긍정보다는 부정이,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노출됨으로써 실정을 면치 못했고 권력의 독선은 결국 민심이 등을 돌리게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실정을 만회하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에 집착하며 종전선언에 매진했었다.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또한 무엇 때문일까.

 

대선이 1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예비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과정에서의 추태는 점입가경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두다툼을 한다. 얼마나 자신이 있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지 그들의 자만과 만용이 놀랍다. 매스컴은 연일 이들의 경쟁을 부채질하듯 떠들썩하게 보도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것 같지만 주자들과 언론은 과열상태인 것 같다.

 

예비후보 경선에서 여권의 경쟁자를 육룡(六龍), 사룡(四龍), 으로 비유한다면 야권의 주자들도 팔룡(八龍), 사룡(四龍)으로 불러도 될 것 같다. 그 용들 중에는 대·소룡(大·小龍)이 있을 것이며 그밖에 또 아직 등장하지 않은 잠룡(潛龍)도 있을 것이다. 정상의 자리는 하나인데 승천(昇天)을 시도하는 용은 많다. 용의 속성은 수거승천(水居昇天)이라고 한다. 하늘, 즉 천은 권력의 정상을 표상하는 것으로, 주역의‘용비재천(飛龍在天)’이란 구절은 용으로서 천자(天子)를 상징한 것이며, 사기(史記) 한고조(漢高祖) 출생설화로부터 유래하여 용은 제왕(帝王)에 비유되어 왔다.

 

그러나 제왕이 되는 용은 군룡(群龍) 중 하나로 이를 항룡(亢龍)이라고 한다. 제왕이 되는 용은 항룡뿐이다. 항룡이 못되는 용은 고난과 시련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런 용은 흔히 해룡(害龍), 독룡(毒龍) 또는 이무기가 된다. 바야흐로 대선을 앞두고 화려한 구호로 등장한 대·소룡들의 행렬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한 감회를 금할 수 없다. 군룡의 출현과 경쟁은 민주화과정의 바람직한 현상일 수 있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도 국민지지율 30%가 넘는 야당 후보를 겨냥해 ‘대선 뇌관’ 운운하고, 여권인 더불어 민주신당이 약간의 내부갈등으로 치닫는 혼란의 양상은 차기 후계자를 길러내지 못한 오랜 독재와 비천한 정당정치 풍토의 한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잠룡, 소룡, 가룡(假龍)은 일찌감치 자각하고 물러섬이 우리의 정치발전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을 런지도 모른다. 이런 주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평가해보고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영옥 칼빈대학교 석좌교수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대학원 졸업(정책학 박사),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Faculty(교수)

Strayer University 대학 및 대학원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고려대학교 대학원,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행정학 박사)

경기대학교 통일안보 대학원 원장, 경기대학교 국제대학장

MBC 텔레비전, 라디오 해설위원, 국방홍보원 TV 국방포커스 진행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안보국제위원장

(사)한국보훈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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