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경찰 계정 사칭 논란...온라인에선 의사 계정 거래 글까지

  • 등록 2023.08.28 08: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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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체포된 이용자가 일반 회사원으로 밝혀 것과 더불어 온라인에서 계정 거까지 횡행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시즌데일리 = 심민정 기자ㅣ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해 살인예고 글을 올린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커뮤니티의 계정 거래 실태가 재부각되고 있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 주소나 재직 관련 서류를 통해 직장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직장 정보를 사들여 가짜 신분으로 활동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사칭 피의자 역시 계정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보면 ‘블라(인드) 의사 인증된 계정 팝니다’ ‘지인이 의사인데 300만원에 계정 딜(거래 제안)이 들어왔다고 한다’’ ‘삼성·LG·SK 등 대기업 블라인드 ID 구매합니다’ 등 블라인드 계정 거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계정당 가격은 보통 5만~10만원선에서 이뤄지는데, 의사 등 전문직의 경우엔 수백만원까지 값이 매겨지고 있다.

이렇게 구입한 계정은 주로 ‘이성과의 만남’에 쓰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애나 결혼에 있어 선호도가 높은 직업을 가진 것처럼 속이고 이성에게 접근하는 수단으로 블라인드 계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문직이나 대기업 직원인 것처럼 속인 뒤 이성에게 접근하는 식이다.

 

‘조건 만남’ 등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는 게 수사기관 설명이다. 경찰 사칭 살인예고 글을 올렸다가 지난 24일 구속된 회사원 A씨는 과거 블라인드에 자신의 신체 촬영을 해줄 수 있는 이성을 찾으면서 수고비를 주겠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블라인드 측은 “사칭 계정 의심 정황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계정에 가입할 경우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등 불법적 활동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수습하고 나섰다. 현재 블라인드에서는 계정 거래가 언급된 글들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일부 이용자들은 블라인드의 ‘철저한 익명성 보장’도 믿을 수 없다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블라인드는 미국에 서버를 두고 이용자 정보를 여러 단계로 암호화해 신상을 유추할 수 없게 했지만, A씨의 경우 협박글을 올린 지 하루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다만 경찰은 블라인드 측의 수사 협조 없이 다른 메신저 이용 내역을 통해 A씨 신원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계정 취득 경위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해당 계정을 돈을 주고 매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계정을 누구로부터 산 것인지에 대해 추가로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경찰청으로 직장이 표시될 줄 알면서도 살인예고 글을 올린 데 대해 형법상 공무원자격사칭이나 경범죄처벌법상 공무원사칭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심민정 기자 minot09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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