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심민정 기자ㅣ지난 7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 타임'의 자유게시판에는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의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이 표현은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의 지방캠퍼스를 깎아내리는 오래된 명칭으로,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를 뜻한다.
글 작성자는 "연고전 와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면 네가 정품 되는 거 같지? 너흰 그냥 짝퉁이야 저능아들"이라고 분교생들을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익명게시판에서도 지난 5일 '세종(세종캠퍼스 학생)은 왜 멸시받으면서 꾸역꾸역 기차나 버스 타고 서울 와서 고연전 참석하려는 것임?'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고려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노골적 차별에 분개한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대자보를 두 캠퍼스에 붙였다.
세종대학교 총학은 이 대자보에서 지난 5월 고려대 응원제인 '입실렌티'를 준비하면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재학생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세종캠퍼스 총학은 '입장객'이라는 표현을 두고 "세종캠퍼스 학생을 학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며 "차별이 난무하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 중앙운영회를 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캠퍼스의 계급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본교 재학생들은 캠퍼스 학생과 입학 성적의 차이 때문에 '명문대생', '명문대 출신'이라는 사회적 타이틀을 함께 누리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021년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 재학생 A씨가 서울 캠퍼스 총학 비상대책위원회 임원으로 선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이름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일명 '신상 털기' 사건에 결국 비상대책위는 학칙 재심의를 거쳐 A씨의 임원 임명을 무효로 했다.
이에 대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세대 젊은 계층의 기준은 기성세대가 생각했던 ‘공정’보다 더욱 엄격해졌다”며 “’나는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입학했는데 왜 분교생이 동등한 권리를 가져가느냐’는 의문을 품고 분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