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심민정 기자ㅣ대전경찰특공대에서 8년 동안 임무를 수행해온 경찰견 ‘럭키(수컷·8)’의 안장식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대원들은 200차례 넘게 현장을 함께 누볐던 탐지견 '럭키'의 안장식을 치뤄주면서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2015년 4월 태어난 벨기에 셰퍼드인 마리노이즈 품종이다.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대전경찰특공대에 배치돼 폭발물 탐지와 수색 임무를 담당할 경찰견으로 길러졌다.
지난 6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종양이 생겼고,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이 전신에 퍼졌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동물병원에서 치료했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스스로 일어서서 걷거나 배변 활동마저 불가능해졌고, 피부 욕창과 내출혈까지 발생했다. 럭키를 치료한 수의사는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럭키와 동고동락하던 특공대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락사하기로 결정했다.
생전 럭키는 대전경찰특공대 경찰견 8마리 중 최고의 에이스였다. 지난 2020년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 대회에서 폭발물 탐지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 행사에 투입됐다.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 임무 수행에 나선 횟수만 200차례가 넘는다.
8살이다 보니 경찰견 중 가장 고참인 것은 물론 웬만한 대원들보다도 선배였다. 럭키는 올해 명예로운 은퇴를 앞두고 있었다. 럭키와 6년을 함께 근무한 이상규 대원은 “럭키는 용맹하고 장난꾸러기 같은 친구였다”면서 “다시 만날 때까지 하늘에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 내부망을 통해 럭키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과 일반 국민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가를 위해 헌신해줘서 고맙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라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