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심민정 기자ㅣ인천국제공항의 세관 직원 4명이 한국·중국·말레이시아 연합 다국적 마약조직의 필로폰 국내 반입을 도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다국적 마약 조직이 다량의 필로폰을 국내에 들여오는 것을 도운(마약류관리법·특정범죄가중처벌밥 위반) 혐의로 인천공항세관 여행자통관국 소속 직원 4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입국장의 농림축산식품부의 검역 과정에서 조직원들을 세관구역으로 빼낸(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는다.
세관 직원들은 1월 27일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 6명이 필로폰 24kg를 몸에 소지한 채 공항 보안검색대를 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를 받는다. 조직원들은 필로폰을 4~6kg씩 나눠 옷 등에 숨겨 입국했다. 당시는 팬데믹 기간이어서 특정 노선 비행기 승객들에 대한 선별 일제 수색이 진행됐고, 승객들은 모두 보안검색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 74㎏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조직원 26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고액 마약범 가중처벌 규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14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이 밀수한 필로폰 74㎏은 시가로 2,200억 원에 이르고, 약 246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경찰은 "한국 총책이 한국 세관들을 다 매수했으니 입국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레이시아 총책을 설득했다"는 검거된 조직원들의 공통된 진술을 토대로 관련 의혹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해왔다.
앞서 12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고광효 관세청장은 세관 직원 연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체적으로 확인해 보니 정황상 (공모의) 개연성은 낮아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찰은 두 차례의 세관 압수수색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인천공항에서 세 차례,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이 한국 총책에게 마약을 건넨 서울 명동 일대에서 한 차례 현장 검증을 했다. 이를 통해 마약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세관 직원들을 특정했다. 경찰은 한국인 총책과 나머지 필로폰의 행방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 양은 지난 2018년 필로폰 112㎏(90㎏ 압수)을 나사 제조기 안에 숨겨 밀반입하다 검거된 마약 밀매 조직 이후 2번째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