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정준영 시민기자)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 한국’과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6월 25일 한국 전쟁 70주년을 맞아 분쟁지역 의료 지원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캠페인은 70년 전 한국 전쟁이 발발한 오늘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과 그곳에 필요한 의료 지원에 대해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기획됐다.
캠페인 포스터에는 “전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비슷한 모양의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 사물들을 대비적으로 나열해 표현했다. 세상에는 ‘총알’이 아닌 ‘알약’이 필요하며, ‘미사일’이 아닌 생명을 보호하는 ‘주사’, ‘죽이는 칼’이 아닌 ‘살리는 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이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에서 잊히고 있는 분쟁 상황을 조명하며 분쟁 지역에서 ‘독립성·중립성·공정성’의 원칙으로 의료 지원을 이어가는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을 소개한다.
◇ 70년 전 전쟁의 아픔을 겪은 한국… 이제는 전 세계 소외된 분쟁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
한국 전쟁으로 3년 동안 수백만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많은 이가 집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으며 평생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부상자도 속출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빈곤과 기아가 이어지고 정신적 피해도 막대했다. 전쟁은 이렇듯 수백만명의 삶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분쟁과 빈곤에서 벗어나 유럽으로 향하고자 하는 난민과 이주민의 관문이 된 아프리카 리비아에서는 수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무차별 포격과 총격,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2019년 4월 이후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난민과 이주민이 억류돼 있는 구금 센터가 공습을 받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잔혹한 난민 억제 및 송환 정책을 시행하면서 리비아에 있는 난민과 이주민은 더더욱 갈 곳 없는 신세가 돼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분쟁이 끊임없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분리 장벽에서 일어나는 시위로 수많은 사람이 총상을 입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2000명에 가까운 민간인이 사망했다.
매번 군사적 고조가 일어난 뒤 결국 휴전이 이뤄지고 공격이 멈추면 폭력의 잔재가 남는다. 가족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들 가운데, 무너진 집과 폐허 속에서 사는 이들 가운데, 분쟁의 잔재는 맴돌고 있다.
아프리카 니제르는 차드호를 둘러싼 분쟁이 심화되며 무장 단체에 의한 납치, 암살, 총격이 일상이 됐다. 콩고민주공화국 또한 풍부한 자원을 둘러싼 극심한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는다.
예멘도 정부군과 여러 무장 단체 간 극심한 무력 분쟁으로 부상자가 끊임없이 병원에 실려 온다. 병원도 공격에서 안전하지 않으며 2019년에도 예멘 모카 병원이 공습으로 파괴된 일이 있었다. 5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국가의 의료 시스템은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다. 이 모습들은 과거 70년 전 한국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 후원자의 참여로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 원칙을 이어갑니다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 세 가지 활동 원칙은 국경없는의사회가 분쟁의 중심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어떤 정부나 종교적, 경제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분쟁 상황에서 어느 한 편에 서지 않고 중립성을 지키며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는 서로 총을 겨눴던 적군이 함께 치료받기도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정부나 국제기구 지원금을 최소화하고 전체 후원금의 95%가 민간 후원금으로 유지돼 어떤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 힘에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상황 판단과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원자의 참여와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