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디지털뉴스팀) 홍콩중문대는 재주 많은 사람일수록 스타트업을 만들어 기업가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흔히 ‘팔방미인’이면 ‘완벽하게 하는 게 하나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적어도 그러한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다. 그런데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이 말이 과연 유효할까?
팔방미인이 자신의 다양한 재주를 인정해주는 조직에 있는 게 아니라면 아마도 자기 능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연구 결과 재주가 많은 팔방미인이 회사를 차려 기업가로 성공할 가능성은 한 가지만 잘할 줄 아는 사람보다 컸다. 이유가 무엇일까? 팔방미인은 창업처럼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해법을 찾으려 할 때 기회를 더 많이 포착하고 여러 자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다가 아니다. 팔방미인 유형 중에서도 스타트업을 만들고 육성하는 데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은 유능하고 동기부여가 잘 된 팀을 만들 가능성이 더 컸다.
이번 연구는 홍콩중문대 경영학과 조교수이자 기업가 정신 센터 및 가족 사업 센터 소장인 케빈 아우(Kevin Au區玉輝)가 주도했으며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애나 쉬(Anna Hsu), 샤오잉 자오(Yingzhao Xiao) 톈진대 교수, 마르타 도웨즈코(Marta Dowejko) 홍콩침례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조교수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인적 자본 연구가 다루지 않은 부분에 주목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팔방미인 유형 직원의 업무 성과는 전문성을 가진 직원보다 좋지 않았다. 또한 훈련을 통해 다양한 재주를 익힌 사람은 스스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처럼 팔방미인 유형이 기업가가 될 확률이 높다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도 능력을 발휘해야 옳았다.
◇ 스타트업 개발에 더 깊이 참여
이에 연구진은 팔방미인 유형이 창업 초기 과정에서 어떤 강점을 보이는지 알아내고자 다양한 재주를 가진 것이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개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조사했다.
보고서 <열정적인 팔방미인: 한 팀으로 스타트업을 추구하는 하는 사람들(Jack-of-all-trades' with passion: Keener to pursue startup in a team)>은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의 ‘젊은 기업가들을 위한 임파워링 프로그램(Empowering Young Entrepreneurs Program)’ 데이터를 이용한 종적 연구의 결과다.
이 프로그램은 홍콩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을 일깨우고자 만들어져 청년들에게 각종 훈련과 창업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했다. 2013년 구글과 홍콩중문대가 공동으로 기획했고 총 902명의 학생, 기업가, 풀타임 직장인이 참여했다. 2013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총 5개월에 걸쳐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문조사가 진행되었다. 마지막 결과는 설문조사 후에도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한 일부 직장인 집단을 분석한 것이다. 이 집단의 데이터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표본이었다.
연구 결과,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일수록 창업에 도전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통계적으로 보았을 때 자신들의 기업가적 태도를 드러내는 사람이 많았고 창업 과정에서 팀을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우 교수는 “재주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쉽게 가능성을 탐험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를 감지할 수 있는 안테나가 발달해 있고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는 자원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 덕분에 창의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에도 강점이 있다. 바로 그곳에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 올바른 종류의 열정
다양한 재주 못지않게 열정 또한 기업가로 성공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다만, 그 열정이 어떠한 종류인지가 중요하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기업가적 열정은 세 종류로 나뉜다. 첫째는 창조에 대한 열정으로, 기업가적 활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회를 알아보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 둘째는 설립에 대한 열정으로, 발견한 기회를 실현할 수 있게 벤처 기업을 만드는 능력과 이어진다. 셋째는 개발에 대한 열정으로 처음에 제시한 비전이 결실을 맺도록 벤처 기업을 개발해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아우 교수는 “어떠한 기업가든지 창업 과정에서 각 단계마다 다른 수준의 열정을 드러내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창업하려는 의지는 창업 과정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난관을 극복할 내면의 역량과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벤처 개발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기업가의 경우, 자신의 다재다능함과 팀 형성 사이에 아주 긍정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에 관해 아우 교수는 “재주가 많은 기업가가 개발에 대한 열정까지 큰 경우, 팀을 형성하는 데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상관성이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할까? 아우 교수에 따르면, 다재다능한 기업가가 벤처 개발에 대한 열정이 넘칠 경우, 자신과 마음이 맞는 개인들을 모아 팀을 형성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탄탄한 팀워크와 창조적인 시너지가 잠재적 투자자들 눈에 띄게 되면, 그들 스타트업에 자본이 투입될 가능성이 그만큼 올라간다.
이에 관해 아우 교수는 “잠재적인 팀원들이 팔방미인 창업가의 열정과 자신감을 보고 끌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우 교수는 “반면 벤처 개발에 열정이 없는 기업가의 경우, 다양한 재주를 가졌더라도 팀을 형성하려는 동기 부여를 느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팔방미인 유형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으려면 벤처 개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기업가로 성공할 수 있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만일 당신이 팔방미인 유형에다 벤처 개발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열정을 갖고 있다면, 당신과 비슷한 유형의 열정을 가진 팔방미인들을 모아 팀을 꾸려라. 당신의 스타트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