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소영주 시민기자) 한국장애예술인협회는 팬데믹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요즘 ‘솟대시인에게 인생을 묻다’라는 부제가 붙은 시집 ‘인생예보’가 출간됐다고 밝혔다.
솟대시인은 39명의 장애문인으로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들이다. 이 상은 ‘솟대문학’에서 1991년 창간과 함께 제정해 이어져 온 장애인 문학상으로 ‘솟대문학’이 2015년 통권 100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돼 많은 안타까움을 줬다.
솟대문학을 아껴준 원로시인 고 구상 선생이 소천하기 전에 상금으로 기탁한 2억원으로 상금이 마련돼 우리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기도 하다. 솟대시인 39명 가운데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지금은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솟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장애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수작으로 엮은 이 책은 구상솟대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연인M&B의 신현운 대표가 먼저 제안했고, 환경 에너지 전문가로 사진작가인 전호경 박사의 사막과 바다를 소재로 한 사진 작품과 함께 poem&photo북을 세상에 내놓게 됐다.
구상솟대문학상운영위원회 위원장인 김초혜 시인은 “그동안 수상작들을 모아 시집을 엮은 것은 새로운 역사 창조로 이 어려운 시기에 모든 사람에게 더욱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인 유자효 시인은 “시상식에 몇 차례 참여해 느낀 것은 이곳이 바로 시인들이 사는 시토피아라는 사실”이라며 솟대시인들의 활동 의미를 설명했다.
서평을 쓴 문학평론가 맹문재 교수는 “구상솟대문학상 수상 작품들에 나타난 주제는 시인의 장애로 인한 고통과 사회로부터의 편견을 뛰어넘는 도전의 표상이다. 장애의 조건에 함몰되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것은 물론 다른 존재들을 포옹하는 성숙한 인간 정신”이라고 밝혔다.
솟대문학을 창간해 100호까지 결간 없이 발행하며 450여 명의 장애문인을 배출하고 한국문단에 장애인 문학이란 장르를 형성한 방귀희 전 발행인은 “솟대문학은 2016년 봄 미국 스탠포드대학 도서관에서 한국의 장애인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솟대문학 1~100호를 구매했으며, 2019년 장애와문학학회가 발족해 국내에서도 장애인 문학에 학문적 관심을 두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인생예보는 30년 장애인 문학을 정리하고, 모든 타인을 포용하는 성숙한 인간 정신을 통해 인생의 길을 안내해줘 지금 우리 사회에 큰 위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