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임동현 기자ㅣ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감금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구속된 피의자 2명의 혐의를 형법상 살인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 살인으로 바꿨다.
이들 외에 추가로 피해자의 고등학교 동창 1명의 범죄 혐의점도 발견, 함께 입건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1일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피의자 안모씨(20)와 김모씨(20)에 대해 "지난 4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피해자를 주거지에 감금한 후 지속적으로 폭행·상해·가혹행위 등을 가해 살해한 점이 인정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에 의하면 피의자들은 지난해 9월 피해자 A씨가 노트북을 파손했다는 것을 빌미로 괴롭히기 시작했다. A씨는 피의자 중 1명과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서울에 살던 피의자들은 A씨와 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고 수시로 서울로 불러들여 폭행했다.
2020년 11월 4일 서울 양재파출소 경찰관이 A씨 몸에 폭행 흔적이 있는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연락해 인계했다. 이후 A씨 가족은 대구 달성경찰서에 안씨와 김씨를 상해죄로 고소했다. 사건은 지난 1월 피의자 주소지가 있는 영등포경찰서로 이첩됐다.
고소사건 수사가 시작되자 피의자들은 앙심을 품고 3월 31일 대구에서 A씨를 강제로 서울로 데려와 오피스텔에 감금한 뒤폭행을 일삼았다.
안씨와 김씨는 박씨에게 감시의 눈을 떼지 않았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도록 임금 갈취를 위해 일을 내보낼 때도 함께 동행했다. 또 수차례의 이사 시에도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1일 마포 연남동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피의자들은 A씨를 사망 전 최소 13일간 가둬둔 채 식사를 제대로 못하게 했다. 또 화장실 등에서 가혹 행위를 하는 장면을 촬영해 5개 이상의 영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지난 13일 발견될 당시 폐렴·영양실조 상태였으며 몸무게는 34㎏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숨지자 피의자 안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안씨와 김씨는 지난 15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감금과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고소에 대한 보복심이나 살인에 대한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