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심민정 기자ㅣ여자친구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자 이성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두달 전 헤어지자는 통보를 한 전 여자친구 B씨에게 "사귀던 중 헤어진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리거나 익명게시판에 올리겠다 "며 총 6차례에 걸쳐 전화 및 메세지를 통해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로부터 제대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이별 통보를 받았다는 생각에 격분에 B씨가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대학교 익명게시판에 올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익명 게시판에 올리면 완전 뒤집어질 사연이다. 내가 인생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는 식의 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A씨는 B씨가 다니는 대학교 익명게시판에 B씨의 이성관계에 대한 폭로를 포함해 B씨와의 관계 전반에 대한 상세한 글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A씨 측은 "해당 사실을 익명게시판에 게시하겠다는 말이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있지 않았다.
임 부장판사는 "A씨가 교제하던 B씨와의 관계에 있어 자신의 인식 범위 안에서 고민하고 분노했을 여지는 있어 보이나 사랑은 사라지고 치졸한 협박만이 남은 상황을 만든 데에 대한 책임은 크다"며 "그 치졸한 협박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고통만을 주기 위한 가학적인 것이고 이러한 잘못된 행동은 상대방의 인격을 파괴하고 경우에 따라 더 큰 상실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것으로 범정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 부장판사는 "A씨가 초범이고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성적인 태도를 되찾아 재범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