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임동현 기자ㅣ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한진희 교수 연구팀은 뉴런과 이들 사이의 시냅스 연결로 구성된 복잡한 신경 네트워크에서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선택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억은 뇌 전체에 걸쳐 극히 적은 수의 뉴런에 인코딩되고 저장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원리는 알려진 게 없었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이라는 형태로 뇌에 저장해 놓고 사용한다. 뇌 전체에 걸쳐 극히 적은 수의 뉴런들에 인코딩되고 저장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뉴런들이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원리에 의해 선택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이 질문을 해결하는 것은 신경과학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기억이 뇌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규명하는 것으로서 학문적으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막대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다.
한 교수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생쥐 뇌 편도체(amygdala) 부위에서 자연적인 학습 조건에서 LTP가 발생하지 않는 시냅스를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서 특정 패턴으로 자극했다. 이를 통해 인위적으로 그 시냅스 연결을 강하게 만들거나 혹은 약하게 조작하고 이때 기억을 인코딩하는 뉴런이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생쥐가 무서운 경험을 하기 전 이 시냅스를 미리 자극해서 LTP가 일어나게 했을 때, 기억과 상관없었던 이 시냅스에 기억이 인코딩되고 LTP가 일어난 뉴런이 주변 다른 뉴런에 비해 매우 높은 확률로 선택적으로 기억 인코딩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학습하고 난 바로 직후에 이 시냅스를 다시 광유전학 기술로 인위적으로 자극해서 이 시냅스 연결을 약하게 했을 때 더는 이 시냅스와 뉴런에 기억이 인코딩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정상적으로 생쥐가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고 난 바로 직후에 LTP 자극을 통해 이 시냅스 연결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놀랍게도 LTP를 조작해준 이 시냅스에 공포 기억이 인코딩 됐다.
시냅스 강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면 기억 자체는 변하지 않지만, 그 기억이 입력되는 뉴런이 바뀌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KAIST 생명과학과 정이레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오픈 액세스(Open-access)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24일자로 게재됐다(논문명: Synaptic plasticity-dependent competition rule influences memory formation).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정이레 박사는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