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김관섭 기자ㅣ자연경관이 아름답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인 ‘고창 병바위 일원’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
고창 아산면 반암리 호암마을에 있는 병바위는 높이가 35m에 이르며, 주변에 커다란 소반바위·전좌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지질시대 백악기에 분출한 유문암질 용암과 응회암이 오랜 기간 풍화침식되며 생겨났다.
병바위와 주변 바위는 침식으로 생겨난 수많은 단애(cliff), 스택(stack)이 있고, 타포니(tafoni)와 같은 화산암 지형경관을 갖고 있으며, 바위를 덮고 있는 백화등, 담쟁이와 같은 덩굴류가 계절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며 주변 소나무 군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호리병 바위를 뜻하는 ‘호암’(壺巖)으로도 일컬어지는 병바위에는 흥미로운 전설도 내려온다. 잔칫집에서 매우 취한 신선이 쓰러지면서 소반을 걷어차자 소반에 있던 술병이 강가에 거꾸로 꽂혀 병바위가 됐다고 한다. 이 전설로 인해 주변 바위와 함께 ‘금반옥호’(金盤玉壺), ‘선인취와’(仙人醉臥)의 명당으로 꼽혀 왔다.
또한, 전좌바위 옆면의 움푹 파인 곳에는 작은 정자인 두암초당이 있는데, 조선 중기 정착한 변성온, 변성진 형제와 그 후손들이 이곳에서 학문을 닦고 연구하였다는 기록이 많아 병바위가 고창의 명승으로 더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문헌 기록으로 여지도서(흥덕), 대동지지, 호남읍지에 ‘관아의 서쪽 20리 장연(長淵)가에 있다’, ‘병(壺) 모양으로 서있어 호암(壺巖)이라고 불린다’는 내용이 있고, 지방지도(1872년)에는 바위를 병 모양으로 강조해 묘사하는 등 오래도록 지역을 대표하는 명승이 된 역사성도 있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고창 병바위 일원의 명승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