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강성혁 기자ㅣ`김미영 팀장`을 사칭했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 총책이 필리핀에서 검거됐다. 해외도주 생활을 시작한지 9년 만이다.
경찰청은 2012년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하고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수백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50살 박 모 씨를 지난 4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경찰관으로 일하다가 뇌물을 받아 2008년 해임됐다. 이후 필리핀에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러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과 협력한 경찰은 대포통장 확보 역할을 한 박 씨의 측근을 지난달 현지에서 붙잡아 박 씨의 도피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2주간 잠복 수사를 거쳐 필리핀 수사기관과 함께 박 씨를 검거했다.
'김미영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금융사기 범죄는 지난 2011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필리핀에 콜센터를 차린 뒤 수백억원대의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1월14일부터 '김미영 팀장'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신용불량자 대출가능'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백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2013년 국내 조직원을 대거 검거해 28명을 구속했지만, 박씨를 비롯한 주요 조직 간부들은 해외로 도피했다.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는 박씨 등 간부들을 붙잡기 위해 첩보를 수집했고,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추적 끝에 피의자들의 동선 등 주요 정보를 확보했다.
경찰은 올해 2~8월 해당 조직에서 정산 업무와 통장 확보 등 핵심 역할을 맡은 중간 관리자 4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중간 관리자의 검거 소식을 들은 조직원 2명은 압박감을 느끼고 올해 8~9월 필리핀에 파견된 한국 경찰이 맡고 있는 코리안데스크에 자수했다.
경찰청은 주필리핀 대사관,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박 씨 등 피의자들을 국내로 신속히 송환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청은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공조 수사를 위해 2012년부터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