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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춤] 한국의 전통춤 두번째 이야기, 태평무(太平舞)

 

한국전통문화예술연합회 기획위원 윤지현ㅣ기획기사 한국의 전통춤 두번째 이야기, 태평무 (太平舞)

 

태평무를 처음 보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5~6년 전쯤 전통춤을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필자는 부끄럽게도 그 이전엔 ‘한국인’이었음에도 한국전통문화예술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전통춤’ 이라면 88서울올림픽 페막식때 봤던 살풀이춤과 승무(僧舞) 정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태평무를 무대 공연으로 처음 봤던 날, 그 현란한 발짓은 한국의 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을 뿐만 아니라, 공연 중간에 상궁이 나와 왕비의 활옷을 받아 들고 들어가는 장면은 태평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던 당시에는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던 기억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도 지정되어있는 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고 축원하는 내용으로 우주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농경민족의 설움과 아픔을 어르고 풀고 맺으면서 흥과 신명의 경지에 이르는 춤이다.

태평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한국 근대춤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명무 名舞 한성준은 1938년 설립한 조선음악무용연구소에서 태평무를 비롯해 승무·살풀이춤 등 40여 가지 춤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한다.

 

한성준이 태평무를 만든 배경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경기도당굿의 무당 춤은 전국의 무당 춤 가운데 품위 있는 춤사위로 유명했고, 이는 태평무와 유사성을 보여준다. 신을 모시기 전에 굿 공간을 정화하는 ‘터벌림’ 발동작은 태평무에서도 같은 명칭의 발 디딤새로 발견된다. 

 

또한 현재 태평무의 장단이나 반주 악기가 모두 경기도당굿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구성된다는 점도 이 설을 뒷받침한다.

한성준의 태평무는 손녀 한영숙과 제자 강선영으로 이어졌는데, 한성준 사후 두 사람의 춤은 각각 한영숙류와 강선영류로 나눠져 자신만의 개성과 미적 감각을 기반으로 한 두 갈래의 태평무로 발전했다. 한 유파에서 갈라져 나왔어도 한영숙과 강선영의 춤은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한성준의 춤을 그대로 계승한 한영숙류 태평무는 담백한 절제미가 돋보인다. 단정하게 쪽진머리에 옥비녀를 꽂고 족두리를 착용해 몸가짐을 다부지게 했다. 의복도 활옷과 한삼 없이 궁중 평상복이었던 옥색 당의 차림으로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강선영류 태평무는 화려함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선 호화로운 활옷과 한삼을 걸치고 쪽진 머리 대신 큰머리를 올려 시선을 압도한다. 또 머리에 꽂는 장식으로 떨잠과 금박, 오색  명주로 수놓은 댕기를 착용해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한다. 

 

양옆으로 높이 펼친 두 팔의 춤사위가 자연스레 활옷을 활짝 펼치며 과연 왕비의 춤다운 화려함을 과시한다. 연행 과정의 변화도 차이가 있다. 입고 있던 활옷을 중간에 벗어 상궁에게 전달한 후 당의 차림으로 추고, 춤의 마지막은 무대 밖으로 퇴장하면서 객석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 강선영류 태평무의 특색이다.

 

 

다음 내용은 강선영류 태평무의 구성(내용)이다.

 

 

1) 낙궁

춤의 시작으로서 음·양오행의 전통사상에 의해서 생산의 계절인 가을에 왕비의 터전인 서쪽에서근엄하게 등장한다. 궁중 취타의 군악과 같은 음률로 위엄한 왕비의 행차와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걸음걸이는 원초적으로 대지모신(大地母神)의 신화를 근거로 땅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원돌림 발디딤 사위로 땅에서 살아야 하는 농경민족의 생활 모습을 기호적으로 상징한 것이다.

 

 

2) 터벌림

자연의 소리인 장고 징 꽹과리 바라로 이루어지는 경기무속의 사물로 신을 맞이하는, 신과 접신하는 왕비는 나라의 풍요를 하늘과 땅에 축원하기 위해 터를 다진다. 음·양의 들숨과 날숨의 호흡으로 이어지는 오행의 이치에 따르는 움직임이다. 한삼이 만드는 곡선미의 전통적 표상의 형태는 하늘과 땅과 인간을 하나로 만드는 삼재론 사상의 우주 속에서 왕비는 자연이 되고, 신이 되고 어머니가 되어 유연한 감정으로 민중을 대변한다.

 

3) 섭채(도살풀이)

여신이 되고, 민중의 어머니 된 왕비는 한삼과 원삼을 벗고 몸과 마음을 풀면서 해방된 자연인의 형태로서 하늘과 땅과 함께하는 삼재론의 풍류 정신으로 민족적 표현의 흥을 일으킨다.

 

 

4) 올림채

흥이 일어나고 신명이 오른 여신은 섬세한 기교적인 발디딤새로 긴장과 이완을 적절히 배합하며 대지와 교감한다. 춤의 절정을 이루며 민족의 농경사상에서 나온 풍요로운 생산을 추구하는 땅밟기의 이미지이다. 대지와 어울려 살아야 하는 민족생활의 자연적인 형태의 상징이며 역사적상황을 예술적 정신으로 표현한 것이다.

 

 

5) 도살풀이-자진도살풀이

자연의 소리는 인간의 소리인 시나위로 바뀌면서 신과의 교감이 끝난 여신은 민족이 갖고 있는 역사적 사회성의 맺힌 한을 푸는 정·중·동의 춤사위로 표출한다. 어르고, 여미고, 감고, 뿌리고, 제치면서 대립과 갈등이 아닌 조화와 절제의 맑고 깨끗한 정신으로 민중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예술적 정신으로 태평성대를 축원한다.

 

 

6) 터벌림

태평성대를 축원한 왕비의 우아한 자태는 하늘과 대지를 모신 터를 마무리하고 다시 근엄하고 숭고한 자세로 자신의 터전인 서쪽을 향해 퇴장한다.

 

 

만약 강선영류 태평무를 볼 기회가 있다면 왕비가 치마를 버선 발목까지 살짝 들어 올린 채 화려한 발사위를 보여주는 대목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한성준이나 한영숙의 것과는 다른느낌이다. 우리 춤에서 발 디딤새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동작이 드문데, 강선영의 태평무는 발의 장단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예술성을 발견할 수 있다.

 

 

태평무의 반주음악은 낙궁, 터벌림, 올림채, 넘김채, 연결채, 발뻐드레24박, 도살풀이 등이쓰였다 (춤의 구성과 거의 같다)

 

태평무의 춤사위는 온몸사위와 발(디딤)사위로 나눌 수 있는데, 온몸사위는 끼고 감는 사위,꼬리치는 사위, 비껴든 사위, 엇거는 사위, 엎는 사위, 휘젓는 사위 등 43가지의 춤사위를,발사위는 겹디딤, 따라 붙이는걸음, 무릎들어 딛기, 스치는 걸음, 원돌려 찍는 사위 등 20가지의 춤사위로 표현된다.

 

 

[태평무에 대한 오해]

태평무의 의상이 왕과 왕비의 의상이라, 태평무를 궁중무용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태평무는 민속무용으로 분류된다.

 

 

* 참고문헌: 한국 전통무용 교육방법론(강선영, 양성옥, 박현정 지음)

 

 

 

필자소개

 

한국전통문화예술연합회  윤지현 기획위원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랜시간 디자이너와 디렉터로 활동했다.

한국 전통춤은 늦은 나이에 접했지만, 많은 명무 선생님들의 춤을 보고 또 직접 배우면서 한국인의 한ㆍ멋ㆍ흥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한국 전통춤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칼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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