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임동현 기자ㅣ지난달 이탈리아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 가스가 닷새 동안 9000여㎞를 날아 한반도 상공까지 넘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화산 가스가 높은 고도에서 이동해 지상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천리안위성 2B호는 최근 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에서 나온 아황산가스(SO₂)가 한반도 북쪽 상공을 지나는 모습을 영상으로 포착했다.
에트나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의 활화산이다. 지난 2월16일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분화 중이다. 한국 시각으로 지난달 23일 오후 5시에도 대규모로 폭발했다.
한반도에서 9000여km 떨어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화산 분화임에도 대규모로 폭발한 탓에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강원도 일부 지역의 상공을 통과한 화산가스의 국내 영향을 살펴본 결과, 10월 28일 당시 이곳 일대의 지상관측소 아황산가스 농도에는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아시아 지역 내로 이동하기 전까지 하루 1~2회 정도 관측이 가능한 유럽의 저궤도 환경위성(TROPOMI) 자료를 이어붙여 에트나 화산가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화산 분화(10월 23일)로 방출된 아황산가스가 동쪽인 아시아 대륙을 향해 가던 중, 10월 25일 2개의 기류로 분리됐으며, 그 중의 한 기류가 한반도를 향해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수천㎞ 떨어진 이탈리아 화산이라도 대규모로 폭발하면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고, 우리 정지궤도 환경위성으로 시간별 이동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앞으로 기존의 지상관측망에 위성의 장점까지 더해진 입체관측체계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감시와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