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데일리 = 강성혁 기자ㅣ서울시가 시 발주 공공 건설공사에 ‘하도급대금 직불제’를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의무화한다. 직불률을 100%로 끌어올려 ‘하도급 체불 제로(Zero) 도시’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발주자인 시가 수급인을 거치지 않고 하청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내용의 ‘하도급 대금 직불 합의서’를 공사계약 시 의무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09년부터 ‘하도급 직불제’를 지속 추진하고, '11년엔 공사대금이 적기에 적정하게 하수급인에게 지급되고 실시간 지급이 확인 가능하도록 전국 최초로 전자 대금지급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현재 직불률을 63%('21.8. 기준)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제도적인 한계로 인해 아직도 건설현장 일부에서 하도급 대금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대책은 지난 6월 광주 해체공사장 붕괴사고 발생 후 오세훈 시장이 발표한 ‘매뉴얼 서울’ 대책의 하나다. 오 시장은 “불법 하도급은 건설공사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소”라며 “하도급 직불제의 100% 전면 시행으로 공정하도급 질서를 확립함은 물론 불법 하도급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불하면 여전히 건설현장 일부에서 하도급대금 체불에 노출되고 있는 사회적 약자인 하수급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공정한 하도급 질서를 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와 시 산하기관, 자치구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공 건설공사에서 하도급 대금을 직불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발주기관-수급인-하수급인 3자가 합의했을 경우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발주자가 직불할 수 있었다. 시는 3자 합의를 유도하기 위해 건설공사 입찰공고문에 직불을 권고하고, 공사계약서에 합의서를 임의 제출하도록 했다.
둘째,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선호하는 ‘선지급금’ 방식도 직불제로 간주한다. 수급인(건설업자)이 기성금(공사가 이뤄진 만큼 공사 중간에 계산해주는 돈)을 일단 하수급인에게 먼저 선지급하고, 이후 발주자에게 청구·수령하는 방식으로, 하수급인 입장에서는 직불제와 동일한 수령 효과가 있다.
또한 하도급 계약 체결 시 선지급금에 관한 자세한 거래사항을 계약내용으로 반드시 명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셋째, 조달청의 공사대금 지급 시스템인 ‘하도급지킴이’의 선급금(선금) 직불 처리 기능을 추가하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적용한다는 목표로 추진한다. 현재 시스템엔 선급금(선금)과 관련한 직불처리 기능이 없어 수급인에게만 지급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하도급대금 직불제는 하수급인, 수급인, 발주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하수급인은 하도급대금을 안정적으로 적기에 수령할 수 있다. 수급인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 발급 면제에 따른 수수료 비용 절감, 대금지급에 따른 책임 면제, 국토교통부의 대·중소 건설업자간 상호협력평가 가점 등의 장점이 있다. 발주자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공사수행으로 공사 품질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