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20(Civil 20)이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호주 산불로 시작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창궐에 이르기까지 올해 발생한 사건들은 전 지구적 도전의 복잡성이 전례 없이 가중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현재 주류 경제 시스템의 취약성을 노출시켰고 개인과 국가 간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되고 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줬다. 우리는 G20(주요 20개국) 지도자들이 세계의 새로운 현실을 인식하고 올해 우선순위를 보다 탄력적인 글로벌 지배구조 구축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G20 리더들은 인권, 시민 참여,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위기가 진행됨에 따라 C20은 여러 사회에서 많은 취약계층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국 정부는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단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의료 서비스가 고루 미치도록 해야 한다.
질병을 둘러싼 ‘인포데믹(infodemic·정보전염병)’은 바이러스만큼이나 치명적이다. C20은 정부의 투명성 결여로 인해 고통받는 여러 지역사회와 연대하고 있다. 정부는 위기에 대처할 책임이 있으며, 지역사회와 시민 사회가 발병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 공중보건 비상 사태를 통해 양질의 연속 치료 체계, 인권 보호와 차별 금지, 질병에 감염된 환자와 질병으로 타격을 입은 지역사회의 소외 방지의 중요성을 학습했다. 코로나19는 강력한 국제적 파트너십, 구멍 없는 의료 전달 체계 구축, 연구 개발, 최대 취약 집단을 우선시하는 치료 접근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안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C20은 비즈니스20(Business 20), 레이버20(Labor 20), 씽크20(Think 20), 위민20(Women 20), 유스20(Youth 20)과 함께 공동 발표한 ‘전염병 대비에 관한 성명(statement on pandemic preparedness)’에 담긴 권고사항을 G20 리더들이 고려할 것을 요청한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된 또 다른 교훈은 공급망의 초글로벌화로 인해 무역 시스템이 충격에 극도로 취약해졌다는 사실이다. C20은 G20 지도자들에게 ‘의료 시장’을 외국 투자자와 경쟁에 개방해 의료 시스템을 또 다른 투자 기회로 변질시키려는 무역 협정 협상 시도를 경고하는 바다. 우리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될 것을 우려한다.
C20은 코로나19 발병의 여파로 불평등이 이어질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집에서 쉴 여유가 없는 취약계층의 필요를 해결하고 노동 빈곤층 증가에 대비하는 노동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여성 노동자 수가 압도적인 비공식적 경제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그 필요성이 더하다.
세계는 경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다자간 협력으로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을 펼쳐야 한다. 동시에 투기적 활동으로 유동성이 오용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부양 패키지는 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익은 물론 가정, 노동자, 취약계층을 고려해 공정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다각적인 문제는 여러 참여자의 해법을 필요로 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은행들이 리스크와 비용을 회피함에 따라 시민사회와 인도주의적 비정부기구(NGO)를 둘러싼 금융 규제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금융 소외는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능력에 제약을 가한다.
우리는 G20 지도자들이 교육에 대한 실질적 영향과 교육 기회 저하 전망에 대처하기 위해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세계는 ‘모두를 위한 교육’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특히 교실이 더 이상 안전한 학습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C20은 G20 리더들이 올해 우선순위를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사회 보장 시스템 확대를 통해 노동시장 변화에 민감히 대처하고 디지털 및 이러닝 이용 기회를 널리 보장하며 아동의 온라인 안전을 우선순위로 올려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발발 대응 차 보건 시스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긴급히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신흥 시장의 부채 지속가능성 위기가 고조되는 데 대처해야 한다. 채무 면제 및 변동성 높은 자본 흐름에 대한 노출 문제 해결을 고려해야 한다.
시빌 소사이어티 20(Civil Society 20, 약칭 C20)은 G20의 공식 참여그룹(Engagement Group) 중 하나다. C20은 전 세계 시민사회 기구가 정부와 기업이 아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